NOTE/V

히레(@KyoyaKoibito)님의 타로 커미션 리딩 결과입니다.



두 사람은 어느때와 같이 연락을 취하게 됩니다. 오늘 뭐 했냐던지 일은 힘들지 않냐 등등 평소에 나눌 법한 대화들이 이어지다 대뜸 이제 조금있으면 우리 휴가 받는다? 하는 이야기를 해요. 물론 아주 잠깐 쥐어지는 기간이지만 어디론가 놀러다녀오기엔 모자라지 않은 시간이었어요. 우연인지 슬비도 그때 특별한 스케줄이 없었다는 이야기를 하자 세진이가 먼저 그런 말을 해옵니다.

[와, 누나 그럼 나랑 삿포로 갈래요?]

[일본 가깝고 삿포로 지금 놀러가기 좋잖아요]



1. 세진이가 여행을 가자고 제안한 이유

평소 어디론가 훌쩍 떠나기보단 계획을 세우는 철저한 성격인 세진이가 그런 말을 한 건 이번 활동 기간이 정말 바빴다보니 잠깐 머리 좀 식히는 시간을 보내는 게 좋을 것 같아서 한 말이었다고 해요. 하긴 테스타도 그렇고 리베라도 그렇고 바쁜 시기였으니까요. 하도 바빠서 중간에 마주칠 수 있었던 순간도 서로 음방이나 연말 가요대제전 외엔 없었으니 말 다했다고 해야죠. 아이돌이라고 하지만 아무래도 사람이다보니 쉬는 시간은 확실히 필요하니까요. 일할 땐 열심히, 놀 때도 열심히! 이래야 균형이 맞는 거 아니겠나요?



1-1. 세진이의 본심

물론 이건 외적인 이유일 뿐이고 진짜 속셈은 따로 있었어요. 헤어지고 아이돌로서 본문을 다 한다고 하지만 아무래도 아이돌 이세진이기 전에 유슬비 앞에서는 그저 보통의 혈기왕성한 20대 이세진 이었으니까요.

각자의 길을 가기 위해 택한 이별이었지만 그 감정을 깔끔하게 싹뚝 잘라낼 수는 없었고 선후배로 만나면서 이어가는 연락 속에서 점차 예전에 마무리 짓지 못했던 그 감정이 점차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었거든요. 아무래도 조금이라도 더 같이 붙어있고 싶었던 게 컸습니다.

이 마음을 드러내면 어떤 파장이 일어날지 알고 있기에 이세진은 평소에 가장 잘하는 진심 감추기를 하면서 머리 식힐 겸 가봐요 누나~ 하고 말을 꺼냈던 것이었죠.



2. 슬비의 반응과 마음

슬비는 세진이가 먼저 그런 반응을 할 줄 몰라서 좀 놀랐을 것 같아요. 물론 단 둘이서 어디론가 짧게 여행을 가는 건 자신도 찬성하는 바였어요. 프로패셔널한 마음으로 일하고 있어서 그렇지 슬비 또한 마음을 다 놓지는 못했을테니까요.

오히려 좋아. 세진이 네가 가자고 하는데 뭔들 안 좋겠어. 하는 마음입니다. 안그래도 이번 년도는 유독 스케줄이 많고 바빠서 제대로 쉬는 시간을 가진 적도 적었으니 가까운 외국에서 조금 시간을 보내는 것도 나쁘진 않을 거라 생각했어요. 그래서 바로 난 좋아. 하고 답장을 했습니다. 잠깐 숨 돌리는 겸 견문도 넓히고 좋은 것도 보고 맴버들에게 기념품도 사들고 가면 좋아하겠지. 그런 생각을 하면서 일 쪽으로도 챙기는 건 잊지 않았습니다. (역시 프로패셔널)




그렇게 서로 오케이, 하고 찬성한 후 팬들과 파파라치의 시선을 피해 각자 따로 비행기를 타고 일본에 가서 각자의 방법으로 삿포로에 도착한 두 사람. 삿포로는 눈 축제가 열리는 도시인 만큼 도착하자마자 보이는 풍경이 다 새하얗고 반짝 거렸어요

햄버구님


3. 삿포로에 도착한 이세진의 마음

세진이는 도착하자 마자 새로운 곳으로 놀러온 이 기쁨을 놓치지 않았어요. 그리고 한국과 달리 자신들에게 닿지 않는 시선들에 조금 자유로움을 느꼈죠. 아이돌의 본문을 가장 잘 챙기는 멤버인 만큼 세진이도 평소 관리를 하는 건 일상에도 남아있었겠지만 그게 매번 유지하는 건 아무래도 금방 피로해지기 마련이니까요.

카메라 앞에서 그러는 것처럼 억지 텐션을 올리지 않아도 되고, 연예인에 대한 환상을 품은 사람들의 시선을 한국보다 덜 써야 한다는 점은 평소 세진이가 마냥 다 내보이지 않는 감정이나 생각을 좀 더 숨김없이 표현하기 좋은 환경이었습니다. 그래서 평소보다 들뜬 모습이 자주 보이고 조심스러운 태도는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는 태도 속에서 슬비에 대한 자신의 마음도 어느정도 내비쳐 보일 생각도 했던 것 같아요. 여기서 정말 끝내주는 시간을 보내야지, 하는 생각도 많이 한 것 같습니다



4. 삿포로에 도착한 슬비의 마음

그에 비해 슬비는... 오. 세진이보다는 그다지 좋아보이진 않아요. 일단 쉬러 온 만큼 즐기고 싶어서 오게 되었는데 오히려 생각이 많아진 것 같아요.

일단 슬비가 집순이라서 혼자서 쉬는 걸 좋아하고, 외국으로 편하게 나오게 된 건 스케줄 외엔 거의 없었거든요.

아무래도 외국으로 여행을 오는 순간 내내 혼자서 해본 것이 하나도 없어서 비행기를 타는 순간에도, 일본에서 기차를 잡고 오는 순간 하나하나 모두 처음 겪는 일들 투성이라 허둥거렸던 것 같아요.

하필 일본어도 그렇게 잘 통하는 것도 아니니까(지역마다 방언이 있어서 기본을 알아도 못 알아 듣는 단어도 있고 말이죠) 내가 이렇게 뭘 못하는 사람이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아요. 생각해보면 자기 또래 애들은 이미 외국 여행도 다니고 혼자서 여행 가는 것 쯤이야 해봤을텐데 말이죠.

그리고 도착했을 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던 것 같아요. 나 정말 혼자서 잘 버텨왔다고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혼자서 아무것도 못하는 사람이었네... 난 이제까지 뭘하고 산 거지? 하는 생각에 조금 침울한 티가 났습니다. 물론 세진이를 만나고 나니 그건 금방 풀리긴 했지만요.



5. 삿포로 여행을 하는 두 사람의 분위기

두 사람은 삿포로에서 시간을 보내는데 대부분 처음 경험하는 것들이 많다보니 즐기는 것들 보다는 체험 위주의 활동이 많았던 것 같아요.

물론 먹고 즐기는 것도 빠지지 않았지만 둘 다 아이돌 직업에 진심이다 보니 뭔가 특이하거나 예쁜 것이 보이면 오, 이거 컨셉으로 해도 괜찮을 것 같다던가 삿포로에서 공연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지도요. 하는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나왔던 것 같아요.

둘 다 일본어 공부한 걸 제대로 써보겠다고 더듬더듬 하면서도 일본어를 말하려고 노력도 했던 것으로 보이네요. 일본 현지인들에게 여기 가려는데 어디로 가야하나요! 하면서 적극적으로 남들과 소통해보려고 노력하는 분위기입니다. 그러면서 슬비도 그렇고 세진이도 그렇고 언어적 능력이 어느정도 늘긴 했던 것 같네요! 그런느 과정에서 서로 의지도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손을 잡기도 한 것 같고 말이죠.



이렇게 즐거운 분위기만 흘러가면 좋았을텐데요... 이제 돌아가는 비행기 시간에 맞춰서 돌아갈 차를 타기 위해 기차역으로 간 두 사람.

근데 왜인지 기차표를 판매하는 창구에 같은 푯말이 붙어있는 채였어요. 저게 무슨 말이지? 서로 무슨 말인지 몰라서 사진으로 번역기 돌려보니 나온 말은 '폭설로 인한 운행 중단.'



6. 폭설로 인한 차편이 끊긴 것에 대한 이세진의 심정

운행 중단이라는 말에도 세진이는 침착했어요. 아니 오히려 이거 좋은 상황 아닌가? 하는 마음이었어요. 사실 서로 즐기다보니 유진이가 사달라고 했던 것도 못 사기도 했고, 정말 중요한 건 슬비와 보내는 시간이 생각보다 많이 짧았었거든요.

그건 당연했죠. 하루만에 즐기고 돌아오는 일정이었던 것도 있지만 일단 슬비가 기차를 타고 오면서 헤맨 것도 있고 둘이서 같이 온 게 아니니까요. 누나랑 좀 더 같이 있을 수 있는데 이건 어쩌면 기회일지도 모르겠다. 하는 마음이 컸습니다. 이전에 말했지만... 이세진은 아직 혈기왕성한 20대 남자.

솔직히 이 상황, 한국으로 치면 섬 나라에 배 타고 고기 잡으러 왔다가 돌아갈 배 없어서 숙소 잡아야 하는 상황이잖아요? 아주 유명한 연인들이 하룻밤을 시작한다는... (아니 이런 생각은 아이돌 답지 않아!)(하지만 지금은 테스타 이세진이 아니니까 괜찮지 않을까?)<이런 양가적인 마음이 왔다갔다 하는 중. 하여간 세진이는 그렇게 나쁜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7. 폭설로 인한 차편이 끊긴 것에 대한 슬비의 심정

슬비는 침착하게 다른 방법으로 갈 수 있는 방안은 없는지 찾아봅니다. 폭설로 인해 땅으로 가는 수단이 없으면 하늘로 가면 되잖아!! 하는 최대한 긍정적인 생각하려고 합니다. 일단 뭐든 수단을 찾으면 해결책이 나올 거라는 마음이에요.

그래서 일단 주변에 어설픈 일본어나 번역기를 돌려서라도 말을 하면서 전달해 봅니다. 어차피 여긴 일본의 섬 중 하나였으니 섬을 나가는 방법이 없진 않을 거란 생각이 들었으니까요. 혹시 몰라 멤버들에게 나름대로 연락을 돌려서 이거 어떻게 해야하냐고 물어보기도 했습니다. 근데 리더 언니한테 돌아오는 대답은 슬비야 너 왜 거기있어? 라는 말.

어... 그냥 쉬는 날이라서 라고 답을 하려다 너 혼자 있는 거 맞지? 라는 말에 당연하죠. 언니라고 거짓말을 남겨버립니다. 그리고 돌아오는 말은 혼자라면 뭐… 하룻밤 자고 오면 되는거 아니야? 라는 말.

슬비야. 비행기 예약한 거 취소하고 주변 숙소부터 찾아봐. 하는 리더의 말에 어... 세진아 일단 우리 비행기표 취소하고 숙소부터... 어... 라고 하면서 횡설수설 합니다. 사실 슬비 좀 당황했는데 연장자니까 침착하려고 했던 것 같아요.



두 사람은 허둥지둥 비행기표를 취소하고 주변의 숙소를 찾으러 전전긍긍합니다. 하필 삿포로의 성수기 시즌이라 그런지 어딜 가나 다 숙소는 만원이라는 말이 들려왔어요.

이러다 길바닥에서 자는 거 아니야!? 하는 마음이 들던 순간 마지막으로 들린 숙소에서 빈 방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안도한 두 사람은 곧바로 표정이 딱 굳어버렸습니다. "남은 방이 하나인데 괜찮죠?" 예.... 예? 괜찮긴 하죠. 길바닥 보다는...



8. 마지막 남은 방에서 같이 자게 된 이세진의 심정

세진이는 이런 순간을 바랬던 것은 아니었지만(물론 상상에서 잠깐 하긴 했지만 아이돌 자아가 힘을 줬습니다)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 조금 당황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이제 세진이는 다른 사람에게 연락을 합니다. 문대문대. 나 지금 일본 여행 왔다? 어, 안다. 근데 나 다른 사람이랑 같이 왔어. ...누군데?

어... 예전부터 오래 알고 지낸 친구~ 라고 하면서 문대에게 다 솔직하게 털어놓진 않고 친하게 지냈는데 서먹하게 지내던 사람이 있어서 풀어보려고 놀러왔는데 차가 끊어져서 숙소까지 잡게 되었다. (여기서 문대는 설마 얘가 여자랑 있는 건 아니겠지.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답은 했다고 합니다. 이세진의 아이돌력을 믿은 박문대(류건우))

이런 이야기를 줄줄 하다가 문대가 담백하게 그냥 전에 우리가 풀었던 것처럼 편하게 이야기 해봐라. 괜히 돌려 말하다 큰일나지 않냐. 하고 말을 해서 나름대로 세진이는 이번에 슬비에게 이전에 이별을 한 후에 자신이 품어온 감정을 제대로 말을 해보려고 다짐합니다.

슬비와 조금 더 시간을 보내고 싶고 미련이 남아서 같이 오자고 한 여행이지만 그 미련을 완전히 털어내고 싶은 마음이었거든요. 그래서 세진이는 잘 준비를 하던 순간에 슬비에게 자신의 진심을 솔직하게 말하려고 했어요. 그리고 그건 정말 실행으로 옮긴 것 같습니다.



9. 마지막 남은 방에서 같이 자게 된 슬비의 심정

슬비는 지금 이런 상황이 오게 된 것이 조금 긴장이 많이 되었던 것 같아요. 아무래도 이렇게 단 둘이서 독대하는 건 사귀던 시기 외에는 정말 손에 꼽을 정도로 적었잖아요? 물론 아까까지만 해도 둘이서만 놀러온 상황이긴 했지만 그건 바깥이었고 여긴 단 둘만 마주하는 실내잖아요.

사귀던 때의 추억도 생각나면서 이별했던 순간도 떠올라서 슬비는 조금 괴로운 마음도 들었어요. 차라리 여행을 오지 말 걸 그랬나.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 선택을 할 때 자신의 미련을 떠올린 슬비는 어차피 일어난 일, 후회하지 않게 잘 행동하자 하는 마음을 먹습니다. 솔직히 세진이가 그런 제안을 주었던 것부터 뭔가 자신과 비슷한 마음을 가진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을테니까요.

그리고 슬비는 자신의 미련과 아쉬움을 털어내게 되었다는 걸 금방 알게 되었죠. 이제까지 세진이를 향했던 마음을 마냥 포기하지 못했던 건 지금 이 순간을 위해 버티고 온 게 아닌가 싶었어요.



10. 겨울 여행의 결말

두 사람은 서로 같은 마음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서로 마음에 담아두었던 것을 털어놓기는 했지만 또 다른 문제를 끌어안게 됩니다. 그래, 원래 남녀 사이에 좋아하는 마음이 같으면 사귀면 되는 일이지만 상대방과 나는 서로 연애라는 것은 금기로 둬야 하는 직업을 가지고 있어요.

우린 만인의 우상, 팬들의 유사 연애 대상. 물론 요즘 인식이 많이 바뀌었다고 하지만... 음지까지 신경쓰는 이세진이나 생각이 많은 슬비는 이 부분에 대한 고민이 많았을 거예요. 그러니 다시 마주할 일이 많았음에도 연인으로 발전하지 못했던 것이니까요.

그래서 두 사람은 돌아가는 길 내내 고민을 깊게 합니다. 자신으로 인해 팀의 분위기가 흐려지는 것을 택할지 아니면 예전과 같은 상처를 상대에게 줘야 할지. 어떤 선택을 해도 냉랭한 분위기가 어느 곳에서든 잡힐 것은 당연한 일이겠죠. 하지만 둘 모두 결국 하나는 선택해야 한다는 건 알고 있었어요. 어떤 선택이든 서로 후회하지 않을 일을 택할 것으로 보이네요.


+) 후일담

매번 관계를 정의하길 미뤄두던 두 사람이 얘기 나눴습니다. 문대와 세진이가 얘기했던 것처럼 슬비한테도 이런 순간 꼭 필요했을거에요. 이전 희지님 타로에서 관계를 유보했던 이세진과 관계의 대해 불안했던 유슬비가 삿포로에 여행가서 고민의 대한 답을 내린 거겠죠. 물론 직업과 연애 중에 하나 선택하는 것은 두사람한테 잔인한 일이지만, 이대로 관계를 흐지부지 유지하면 분명 상처될거란 걸 아는거죠. 그렇기에 세진이가 같이 삿포로 가자고 제안한거겠죠?

이 여행 통해서 두 사람의 관계는 변화했다고 생각해요. 이전처럼 조바심이 나진 않겠죠. 지금까지 상황보면 각자 일 존중하는 방향으로 갈 것 같아요. 이세진이라면 유슬비라면 각자 정해진 목표가 명확하고 뚜렷했어요. 이세진은 테스타 활동 집중하고 싶었고, 유슬비는 솔로가수 목표 새롭게 생겼으니깐요. 당장 관계 유지 포기하자는 의미는 아니였어요. 그런 이별은 그날 겨울밤으로 충분하니깐요. 연인으로서 가능성을 접어두자에 가깝습니다. 삿포로에서 돌아오는 열차에서 깊은 고민 끝에 한국으로 따로 돌아온 두 사람의 표정은 생각보다 나쁘진 않았어요. 각자만의 답을 찾은거겠죠.


DALB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