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ildhood
2022.04.23 내 최초의 기억이 정확히 언제인지 모르지만, 조부모님 집에서 살았을 때 몇 가지 추억들과 다시 서울로 올라갔던 장면이 떠오른다. 아버지는 한창 커리어를 쌓아가는 영화 감독으로 경제적 형편이 부족했기에, 어머니와 함께 할아버지 집으로 가는 건 당연했다. 다시 서울로 올 때 이질적인 감정은 아직도 선명히 떠오른다. 나는 영화감독인 아빠를 따라 8살부터 촬영장에 방문했다. 단순히 아빠랑 떨어지기 싫은 어린아이의 마음도 있었지만, 처음으로 경험해 본 촬영장은 마치 거대한 놀이터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반짝반짝 빛나는 배우들, 신기한 기계, 바쁘게 움직이는 스탭들, 여기서 최고 권력을 가진 우리 아빠. 모두가 나에게 잘해줬고, 든든한 아빠가 있는 곳에서 나는 사랑받을 수밖에 없는 아이. 그런 내가 연기자의 길을 가..